[인천일보 2001년 2월 2일자]
인천 환상곡에 담긴 희망
박 경 귀
(한국정책평가연구원장, 행정학 박사)
새해의 새로운 다짐은 거듭되어도 좋은 것 같다.
더구나 지친 마음을 달래고 생활의 활력을 북돋우는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음악은 만인의 공통 언어이자, 정서를 윤택하게 하고 삶의 기쁨을 배가시켜주는 청량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지난 달(1월 18일) 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21세기 출범 신년 음악회」는 인천의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시민들의 마음가짐을 다시 추스르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올해 3월로 예정된 인천국제공항의 개항을 기념해서 초연된 인천 환상곡(Fantasy)의 힘차고 웅장하며 때론 잔잔하고 감미로운 선율은 1천5백여 객석을 가득 메운 시민들에게 새 천년의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안겨주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여느 해 신년 음악회에 비해 다채롭게 구성된 프로그램도 돋보였다.
오페라「라보엠」중에서의 ‘사랑의 2중창’은 화합과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주었고, ‘김덕수패’를 이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타악기 그룹 ‘푸리’(FURI)는 전통적 사물놀이패와는 또다른 현대적 장단과 리듬으로 관객을 신명나게 했다.
현대적 무대의상을 한 신세대들의 난타는 모든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국악속에 깃든 ‘세계음악성’을 보여주었다.
역시 이번 음악회의 백미는 인천 환타지의 공연이었다. 환상곡 하면 우선 몽상적인 분위기가 느껴지고, 모짜르트나 쇼팽의 환상곡이 떠오른다. 하지만 조우성 시인의 시
‘인천 찬가’에 박정선 교수의 작곡으로 완성된 인천 환타지는 인천국제공항의 개항과 함께 세계로 웅비하려는 인천의 밝은 미래가 담긴 환상의 멜로디가 웅장하고 화려하게 펼쳐진다.
여기에 150여명으로 연합된 인천, 수원, 안산시립합창단의 혼성화음은 관현악과 어우러져 멋진 앙상블을 연출했다. 시립교향악단과 합창단의 훌륭한 곡 해석과 오랜 동안의 땀 배인 리허설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고 생각하며, 소리의 잔치를 풍성하게 해준 이들 모두의 아름다운 협동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이제 인천 환타지가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교향곡으로 자리매김 되길 기대해 본다. 시는 이를 위해 우선 이번 공연을 CD와 테잎으로 제작하여 각급 학교와 기관, 문화예술단체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앞으로 인천의 각종 국제행사나 축제, 공연시에 평화와 축복의 도시, 영광과 희망의 도시 인천을 노래하는 환타지가 울려 퍼지게 될 것 같다.
보이지도 만질 수도 없는 소리가 마음을 울리고 현실을 이겨내는 힘이 되어줄 수 있다. 현실보다 나은 환상을 꿈 꿀 수 없다면 얼마나 삭막할 것인가. 복되고 번영된 사회로 인도하는 상상의 나룻배가 환타지이다.
판도라의 상자에서 마지막 남은 ‘희망’이 있었기에 인간이 고단한 일상의 삶을 이겨나갈 수 있듯이, 인천 환타지가 인천 시민들의 꿈과 저력을 다시금 일깨우는 지렛대가 되기를 바란다.
환상을 현실로 손에 쥐기 위해서는 시민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직분을 다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인천국제공항의 개항,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의 개최를 계기로 세계시민으로서의 글로벌 에티켓을 익히고, 선진시민사회의 기본이 되는 질서,친절,청결을 생활화하는 일이 시급하다.
환타지가 빚어낸 화합과 웅비의 화음으로 한층 고양된 문화의식이 인천시민의 화합과 희망, 전진의 손타래를 엮어 나가 주길 기대한다.
바다는 남과 북, 통일의 배를 띄우고
하늘은 동과 서, 세계로 비상하는 곳
아아, 여기는 인천, 영광의 터전
나가자, 힘차게, 세계로 함께 나가자
-‘인천 찬가’ 제2악장 중에서-
(필자 연락처: 016-366-0064, 이메일:pinepkg@dreamwiz.com, 홈페이지: www.kipe.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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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3-04-15 | view : 3145
